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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술람미가 그리는 ‘약속의 사람’ 갈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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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18.06.05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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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 새 없이 몰아붙이는 묵직한 질문 ... ‘너는 약속을 가졌는가’
뮤지컬 ‘갈렙’은 객석에 연거푸 묵직한 질문을 내던진다. 그런데 억지스럽지 않다. 강요하지 않아도, 관객 스스로가 자기 자신에게 묻기 때문이다.
여호수아의 독백으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액자식 구조를 갖췄다. 갈렙의 출생부터 생애의 주요 발걸음을 연대기적으로 따라간다.

작품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약속’이다. 주인공 갈렙은 ‘약속을 가진 사람’이다. 평생의 숙원인 약속을 받았으며, 그 약속을 보는 혜안을 지닌 인물이다. 약속의 띠를 허리에 두르고, 약속으로 사는 진정한 삶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이스라엘 백성의 혈통은 그를 통해 피가 아니라 약속으로 이어진다.

작품에서 땅은 약속이다. 척박하고 험한 헤브론은 누군가에게는 쓸모없는 불모지지만, 갈렙에게는 약속의 산지다. 그가 얻고자 하는 건 땅이 아니라 소중한 언약이다.

작품은 100분 동안 인터미션도 없이 관객과 ‘밀당’을 주고받는다. 밀물처럼 밀려왔다 썰물처럼 빠지며 쉴 새 없이 몰아붙인다. 그리고는 묵직한 질문을 연거푸 던진다. 그런데 그 질문이 억지스럽지 않다. 배우들이 강요하지 않아도, 관객 스스로가 자기 자신에게 묻기 때문이다.

작품은 어두운 세상에서 눈을 가린 채 “이게 사는 맛”이라고 흥청대는 현대사회의 우리에게 묻는다. 이것이 당신이 원한 자유냐고. “이런 게 사는 거”라던 만족은 곧 “이런 게 사는 걸까”란 허무한 의문형으로 뒤집힌다. 관객들은 갈렙을 따라 ‘넌 지금 잘 살고 있냐’고 자문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작품은 광야를 평안한 애굽으로 만들어 달라고 아우성치는 욕망의 시대에 묻는다. 홍해를 가르고, 만나를 먹으면서도 “거기서 주는 건 무슨 고기냐”고 탐욕을 버리지 못하는 백성의 모습이 너 아니냐고 다그친다. 자유를 얻었으면서도, 불평하고 원망하는 어리석은 이스라엘의 모습이 지금 교회의 모습 아니냐고 가시 같은 따가운 물음을 던진다.

이성이라는 미명으로 믿음을 버린 채 슬슬 꽁무니를 빼고 있는 게 당신 아니냐고. “꿀이 달면 벌이 있다는 걸 명심하라”며 한 번 더 깊이 생각해 보라고 종용하는 열 명의 정탐꾼이 우리 아니냐고. 가나안을 눈앞에 두고도 “거긴 기도가 통하지 않는 땅”이라며 모세에게 속았다고 분노하는 그들이 너의 신앙을 보여주는 거 아니냐고 묻는다. 구름기둥과 불기둥은 현실에는 없는 거라며 말이다.

미리암도 죽고, 아론도 죽고 심지어 모세도 죽은 광야. 가나안을 찾아 떠난 이스라엘 백성이 걸어간 그 지난한 여정과 하늘 가나안을 향해 나아가는 오늘의 광야는 어떻게 다르냐고 묻는다. 재림의 그날까지 흔들리지 않을 자신 있냐며 질문을 쏟아붓는다. 헤브론을 달라고 간구하는 갈렙의 믿음이 오늘 너에게 있냐고.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라고 기도하는 그 울림이, 그 확신이 지금 우리에게 있냐고 묻는다. 당신의 헤브론은 어디냐고 되묻는다.

그리고 막을 내리며 갈렙은 마지막으로 관객에게 질문한다.

“자네는 약속을 가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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