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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지남 공동기획] ‘희망 2020 – 섬기는 교회’ 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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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17.07.2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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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교회와 복지기관의 ‘감화력 콜라보’ 서중한 공릉제일교회
공릉제일교회가 진행하는 다문화 요리교실과 장수대학은 지역교회와 복지기관이 펼치는 ‘감화력 콜라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 ‘또 하나의 가족’ 만드는 다문화가정 선교
파프리카, 당근, 단무지, 깻잎, 팽이버섯, 오이 등 푸짐한 식재료가 식탁에 올랐다. 알록달록 색깔도 예쁘다. 먹기 좋게 채를 썰어 접시에 담아내고, 라이스페이퍼를 올리니 근사한 ‘월남쌈’ 한 상이 뚝딱 차려졌다.

베트남에서 온 참가자들의 얼굴엔 벌써부터 미소가 한 가득이다. 하노이에서 시집왔다는 한 새댁은 “오랜만에 고향음식을 해 먹으니까 정말 반갑고 좋다”며 연신 “맛있어요”를 외친다. 주변에 함께 둘러앉아 있던 다른 친구들도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따봉’을 연발한다.

서중한합회 공릉제일교회(담임목사 서준원)에서는 매달 넷째 주 수요일마다 이처럼 풍성한 ‘잔치’가 펼쳐진다. ‘다문화와 만나는 맛나는 요리교실’이라는 타이틀로 진행하는데, 입소문이 나면서 매번 20명 안팎의 결혼이민여성이 찾아온다. 시작한 지 벌써 1년이 훌쩍 넘었다. 베트남이나 캄보디아 같은 동남아뿐 아니라 중국, 러시아 출신 결혼이민자도 여럿이다.    

무선마이크를 차고 강의에 한창인 정경혜 집사의 얼굴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그의 열정만큼이나 수강생들의 열의도 뜨겁다. 요리법을 잊지 않으려 미리 준비해 온 수첩에 꼼꼼하게 기록한다. 완성한 요리를 사진으로 찍어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남편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보낸다. 이내 함박웃음을 짓는 이모티콘으로 답장이 왔다.

주방에서는 점심식사를 준비하는 자원봉사자들의 손길로 분주하다. 그 중 보조조리사로 참여하는 김유진 씨는 이곳에서 요리를 배운 귀화여성이다. 베트남어 통역이나 요리를 도우며 이제는 ‘특급 도우미’가 되었다. 샌드위치, 감자볶음, 고추조림, 과일 등 더 다양한 음식이 기다리고 있다. 요리를 세팅하니 금세 근사한 뷔페가 차려졌다. 자신들이 만든 월남쌈과 함께 담소를 나누며 맛있게 먹는 모습이 더 없이 행복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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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릉제일교회가 다문화 요리교실을 진행하면서 무엇보다 신경 쓰는 점은 건강이다.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에 길들여진 분들이 대부분이에요. 그런 음식을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 하지만 남편이나 시부모님이 고령인 경우가 많아 생활습관병을 예방할 수 있는 건강요리를 소개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음식을 왜 싱겁게 먹어야 하는지 이유도 알려주고, 건강에 좋은 식재료를 골라 사용하죠. ‘채식은 맛이 없다’는 편견을 버리도록 하는 것도 중요해요. 그래서 식재료를 선별할 때도 여러 색깔의 채소를 사용하죠. 보기 좋은 음식이 먹기도 좋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 덕분인지 이제 이곳에 참석하는 다문화가정 여성들은 밀고기나 식물성햄이 익숙하다.

한식 재료에 양식을 곁들이는 등 여러 가지 퓨전 요리를 배울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음식문화가 많이 다르고, 낯선 다문화가정 여성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 레시피를 설명해놓은 프린트를 미리 준비해 제공하는 세심함도 잊지 않는다.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는 식구들과 함께 조리해 먹을 수 있도록 일정량의 재료를 싸준다. 그 정성이 마치 친정엄마의 손길 같다.

게 중에는 한 달에 한 번인 정기수업만으론 부족하다며 매주 안식일 오후 열리는 과일 플레이팅 소그룹에 참석하는 이들도 있다. 적은 수가 모이니 그만큼 더 가까운 친밀함을 쌓을 수 있다. 시어머니나 남편의 손을 잡고 찾으니 저절로 가족전도가 된다.  

한국에 온지 2년 됐다는 타이티몽 씨는 “집에 있으면 답답한데 이곳에 오면 베트남 사람들을 만나 고향 이야기도 나눌 수 있고, 음식도 배울 수 있어 일석이조”라며 “여기서 요리를 배운 후부터 가족이나 친구들이 음식이 훨씬 맛있어졌다고 좋아한다. 무엇보다 아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해 줄 수 있어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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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버사역 선도하는 ‘장수대학’
“개울가에 올챙이 한 마리~ 꼬물꼬물 헤엄치다 뒷다리가 쏘옥~ ...”

그 주 금요일, 청년관 창문을 타고 신나는 동요가 흘러나왔다. 박자에 맞춰 율동을 하는 이들은 어린이가 아닌, 칠순을 훌쩍 넘긴 노인들이다. 노년층 선교 강화를 위해 2015년 가을부터 시작한 ‘장수대학’이다. 교회 인근에 사는 어르신이나 노원지역 경로당 회원 30여명이 꾸준히 참석한다. 서툴지만 앙증맞은 손놀이를 보며 까르르 웃음꽃이 피었다.

장수대학은 매주 금요일 오전 11시20분부터 30분 동안 건강체조로 문을 연다. 이어 15분 안팎의 짧지만 핵심을 담은 메시지로 복음을 전하고, 오후 1시까지 건강식으로 무료급식을 대접한다. 점심식사를 준비하는 데는 역시 여집사들의 헌신이 빠지지 않는다. 아니, 이들의 봉사가 없었더라면 사역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한 할머니는 “이곳에 오면 절로 건강해지는 느낌”이라며 “많이 웃으니까 10년은 젊어지는 것 같다. 이름처럼 진짜 장수하는 기분”이라고 했다. 옆에서 가만히 이야기를 듣던 친구 할머니는 “많이 웃으니까 즐겁고, 행복하고, 재밌고, 유익하다”고 거든다.

하계동에서 왔다는 한 할머니는 “어디 가서 이런 시간을 보내겠느냐”면서 “집에서도 이런 대우를 받지 못한다. 봉사자들이 정말 진심으로 나를 위해주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여기서는 모든 분들이 천사 같다. 봉사하는 분들의 따뜻한 친절과 사랑을 잊지 못할 것”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삼복더위에 식사를 준비하는 봉사자들의 얼굴에는 땀이 흥건하지만, 표정은 밝다. 정성을 다해 손수 차린 밥상에는 사랑이 듬뿍 담겼다. 맛있게 식사하는 노인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보람이 가득하다. 그러면서도 “밥하는 게 제일 쉬웠다”며 공은 다른 봉사자들의 몫으로 돌린다.

올해 부임한 서준원 담임목사는 이 모습을 보면서 ‘교회의 본질이 여기에 있구나’라고 느꼈다고 한다. 서 목사는 “예수님께서도 지상 봉사에서 선교대상을 당시의 기득권자가 아닌 소외되고, 가난하고, 고통 받고, 연약한 사람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드러내셨다. 우리 역시 이런 사업을 통해 그리스도의 무아적 사랑과 희생을 배우고 있다. 교회의 방향이 올바로 가고 있다는 걸 깨닫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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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담 되냐고? 에이~ 그럼 봉사가 아니지”
교회 역시 분위기가 달라졌다. 다문화 요리교실과 장수대학을 통해 그동안 결혼이민여성이나 노약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선교가 부족했다는 자각이 들며 관심을 쏟고 있다. 그렇게 인식이 전환되니 선교동력이 생겼다. 투여되는 재정은 부담이 아닌, 자발적 헌신이 되었고, 사업은 수단이 아닌, 가치가 되었다. 외형적이고 가시적 성과보다 장기적인 방향성에 초점을 맞추게 되었다.

공릉제일교회의 다문화 요리교실은 특히 같은 건물에 들어서 있는 노원 다문화지원센터(센터장 장사열)와 협력해 사업을 진행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지역교회와 복지기관이 힘을 모아 다문화가정의 실제적 필요를 채워주고, 이들의 안정적 가정생활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센터는 지역사회의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모으고, 교회는 이들에게 어디에서도 배울 수 없는 건강요리를 통해 나눔을 실천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낳고 있다.

이처럼 우리 주변에서 다문화가정이 늘고, 고령인구가 증가하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전도할 때는 유의할 점도 있다. 혹 다른 교회에서도 이런 프로그램을 접목하고 시도할 때 신경 써야 할 점이 있는지 물었다.

“결혼이민여성은 한국어에 능숙하지 않아요. 의사소통은 되지만, 정확한 의미분석 구분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아요. 글씨는 알지만, 뜻은 모르거나 중의적인 표현을 이해하지 못하는 일이 생각보다 많아요. 그래서 이야기를 귀담아 경청해야 해요. 상대를 배려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정경혜 집사)

“작은 것에도 고맙다고 인사하는 등 어르신과 대화할 때는 언제나 감사와 칭찬의 말씀을 많이 해 드려야 해요. 본인이 존중받고 있다고 느껴야 하고, 실제로 진심어린 사랑을 전해드려야 합니다. 물론 레크리에이션이나 식사, 차량이동 등 제공하는 프로그램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죠” (이명자 집사)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성도들의 합심이다. 마음이 맞고, 박자가 맞고, 손발이 맞아야 한다. 김호순 집사는 “봉사자들이 꾸준히 시간을 내야 하는 만큼, 서로의 협조가 잘 이뤄져야 한다. 아니면 현실적으로 활동을 지속할 수가 없다. 마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각각의 분야에서 봉사자가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공릉제일교회 장수대학의 경우 세 명의 집사들이 매주 번갈아가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나 그보다 앞서는 건 기도다. 제일 중요한 게 하나님께 간절히 구하는 기도다. 늘 그게 첫 번째다. 그리고 어떠한 인연으로 이 교회를 출입하든, 누구라도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고 영접하길 바란다. 그런 영혼의 결실을 기대하며 이들은 이 찌는 듯한 삼복더위에도 마다하지 않고, 기꺼이 앞치마를 두른다.  

■ <재림마을 뉴스센터>와 <교회지남>은 2017년 [연중기획] ‘희망 2020 – 섬기는 교회’ 탐방 시리즈를 공동 연재합니다. <재림마을 뉴스센터>는 선교가 실제 이뤄지는 현장을 생생한 스케치 기사로 전달하고, <교회지남>은 이러한 사례를 다른 교회에서 접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준비하고,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하는지 살펴봅니다.

다문화가정 선교와 실버세대 문화교실을 통해 지역교회와 복지기관의 ‘감화력 콜라보’를 이루는 서중한합회 공릉제일교회 이야기는 <교회지남> 8월호 ‘희망 2020 – 섬기는 교회’ 8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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