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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족으로 함께 걷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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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사미디어 등록일 2024.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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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은 다르지만 마음의 언어로 다가가야 할 이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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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호남합회의 다문화 가족 장막부흥회에 참여한 적이 있다. 그 당시 참석자들의 국적은 총 12개국으로 미국, 캐나다, 케냐, 필리핀, 베트남 등으로 다양했으며 참석자들도 100여 명에 이르렀다. 한국 재림교회에 이처럼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한국 거주 외국인 200만 명 이상

한국에는 다양한 나라에서 온 재림교인들과 해외 유학생들이 거주하고 있다. 숫자를 다 파악하지는 못하지만 베트남, 필리핀, 중국, 일본, 미국, 몽골, 캄보디아, 미얀마, 영국, 프랑스, 케냐, 파키스탄,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르완다, 짐바브웨, 탄자니아, 에티오피아, 가나, 러시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호주, 말라위, 나이지리아, 우간다 등 여러 나라에서 한국에 찾아와 재림교인으로 지내고 있음을 몇 해 전 조사를 통해 알게 되었다. 이들은 우리와 같은 국적은 아니지만 같은 땅 한국에 살아가며 또한 같은 재림 신앙을 가진 하나님의 자녀로서 우리의 가족이 되었다.


과거 조선 시대에는 외국인이 드물어 외국인이 나타나면 아이들이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구경할 만큼 외국인을 보는 것이 희귀한 일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외국인들이 한국으로 몰려오고 있다. 일자리를 찾아오는 사람이 많아졌고 결혼 이민자도 늘었다. 2020년에는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수가 200만 명이 넘어섰는데 이는 전체 인구의 4.3퍼센트에 해당한다.



우리는 모르는 외국인의 서러움 

이러한 추세로 인해 한국에는 다문화 가정과 이주 외국인 가정이 증가하고 있다. 다문화 가정은 서로 다른 국적이나 인종, 문화를 지닌 사람들로 구성된 가족을 의미한다. 그런데 한국에 거주하는 다문화 가정, 이주 외국인 가정 또는 유학생들은 여러 가지 불편과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문화 가정은 문화와 정서의 차이,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외모가 다르다는 이유로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대접을 받지 못하는 일도 종종 일어나고 있다. 부모나 자녀가 사회적 차별이나 편견을 경험하면, 이는 자아 존중감을 훼손하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사회적 네트워크의 부족으로 인해 지역 사회의 자원이나 서비스에 접근하기가 어려워서 필요한 지원을 받지 못할 수 있다. 자녀 양육에서도 ‘학습 지도’, ‘진학·진로 등에 관한 정보 부족’. ‘비용 부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그들에게도 교회가 필요하다

교회는 이렇듯 문화적 배경이 다양한 이들에게도 열린 공간이어야 한다. 교회는 정서적 지지와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며 지역 사회와의 연결을 도울 수 있다. 또한 필요한 교육 자료나 행사를 제공하고 소통할 수 있는 지지 그룹이 되어 줄 수 있다.


서울 휘경동에는 필스닥교회(필리핀국제교회)가 있다. 필리핀 사람들을 중심으로 한 국제교회이다. 필스닥교회를 방문했을 때 그들은 안식일에 모여 함께 찬양하고 교과를 공부하고 예배를 드리면서 한 주간의 고단함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해소하며 믿음으로 하나 되고 영적인 용기를 얻는 것을 보았다. 이들은 주로 생산직(공장), 운전 등의 직업을 가지고 있으며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았다. 그리고 한국인 사장님이 어느 날 갑자기 안식일에 대한 배려를 멈출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갖고 있었다. 또한 정보 부족과 의사소통의 부족으로 인해 타향살이에서 많은 불편을 겪고 있었다. 다행히 한국인 담임목사가 있는 덕에 여러 정보를 얻기도 한다. 자녀를 출산한 가정이 담임목사의 도움으로 국가의 출산지원금을 받게 되었는데 이런 적이 처음이라며 감사했다고 하니 다문화 가정을 향한 우리의 관심과 손길이 그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스도인의 귀한 사역

얼마 전에는 대구국제교회의 한 유학생 이야기를 들었다. 탄자니아에서 온 이 유학생은 박사 학위를 공부 중이었는데 추운 겨울에 난방도 하지 않고 지내다가 병이 났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음식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 다행히도 그 소식을 알게 된 교회에서 사모님과 도르가회장이 방문해 죽을 해서 먹이고 따듯한 겨울옷을 선물하고 또 과일과 먹거리도 제공해 주었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다. 이러한 사례를 들으며 주변에 괜찮아 보이는 많은 사람이 실제로는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지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말은 못하지만 따스한 돌봄과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주변에 많이 있다는 것이다. 


‘유학생들의 어머니’로 불리는 장학·봉사단체 삼육사랑샵에 대해서 들어보았는가? 삼육대학교에는 유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을 마련하고자 매주 수요일 삼육대학교 체육관 앞에서 마켓을 연다. 사랑삽을 통해 많은 유학생이 기숙사비, 학비 등의 금전적 지원을 받고 공부를 하고 있다. 그렇게 공부를 마친 그들은 고향 나라에 돌아가서 재림교회의 지도자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지원은 참으로 귀한 그리스도인의 사역이 아닐 수 없다.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다문화 사역

낯선 땅에서 다른 인종과 문화를 가진 채 살아가는 다문화 가정들이 교회 안에서 잘 융화하고 신앙 안에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은 교회의 필수 사역 중 하나이다. 대총회의 IWG 사업에도 다문화 선교와 다문화 사역이 포함되어 있으며 한국의 각 합회에서도 다양한 다문화 사역을 진행하고 있다. 2023년에도 다문화 세미나 및 기도회 등의 행사가 합회별로 8회 개최되었으며 그중 2회는 다문화 가족 전도회로 진행되었다. 이러한 사역은 코로나 상황에도 산상 기도회 같은 형태로 진행되었는데 이는 고향을 방문할 수 없는 다문화 가족들에게 큰 위로와 기쁨이 되었다. 


몇 해 전 참석했던 다문화 가족 장막부흥회에서 만난 로빈이라는 자매가 기억난다. 어렸을 때 재림 신앙을 했던 로빈은 점차 신앙을 떠나게 되었다. 그리고 먼 나라 한국에 원어민 선생으로 오게 되었는데 공립학교에서 가르치다가 구인 광고를 보고 옮겨 온 학교가 삼육초등학교였다. 그리고 길을 걷다가 한 친구를 만나게 되었는데 그 친구는 한국인 남성과 결혼해서 살고 있는 필리핀 재림교인 여성이었다. 그 친구의 초대로 다문화 가족 장막부흥회에 오게 되었다.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그는 많은 눈물을 흘렸다. 이런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와 섭리 속에는 그녀의 아버지가 드린 십수 년의 기도가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그녀가 삼육초등학교에서 가르치게 되었을 때 그의 아버지는 처음에 믿지 못했다고 한다. 우연히 구인 광고를 보고 가게 된 곳이 재림교회 학교였다는 딸의 말에 아빠는 얼마나 놀랐을까? 미국 땅에서 드리는 아빠의 기도가 한국에 있는 딸 로빈을 삼육학교로 인도하고 재림교인 친구를 만나게 하고 또 다문화 가족 장막부흥회까지 오게 한 것이 아니겠는가? 


한국에 살고 있는 다양한 나라의 재림교인들은 사랑으로 품고 정으로 보듬어야 할 우리의 가족이다. 교회 내 다문화 선교 사역은 점차 중요성이 있는 분야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교회가, 우리가, 내가, 다문화 가정이 심리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사회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사랑과 지원의 공동체로서의 사역을 감당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윤청실 ​한국연합회 가정봉사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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